작성일 : 13-05-23 18:37
[사설] 75초에 한 번씩 욕설 내뱉는 우리 아이들
 글쓴이 : 한국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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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과 EBS가 중학생 2명과 고등학생 2명에게 소형 녹음기를 지참시켜 등교 이후 점심시간까지 4시간 동안 주고받은 대화를 녹음했더니 1명당 평균 75초에 한 번꼴, 1시간에 49회의 욕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조사대상 4명 중 2명은 평소 ‘욕을 잘하는 학생’으로 소문난 학생이었지만 나머지 2명은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1분 15초마다 욕설을 한다는 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거나 다름없다. 올 초 여성가족부 보고서에서도 청소년의 73.4%가 매일 욕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경우가 5.4%에 불과했으니 우리 청소년들은 욕을 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예전엔 공부가 뒤떨어지거나 성장환경이 열악한 아이들이 욕설을 더 한다는 조사가 많았으나 최근엔 욕설 사용과 학업 성적, 부모의 직업과 학력 사이에는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이 주류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온라인게임·휴대전화 같은 디지털 미디어와 TV·영화·대중가요가 언어 오염(汚染)을 부추겨 왔다. 청소년들이 ‘욕설을 배운 곳’으로 주로 꼽는 서든어택·메이플스토리·테일즈런너 같은 인터넷게임, 국가대표·해운대·말죽거리잔혹사 같은 영화들은 모두 청소년이용가(可) 등급을 받았다. 네이버·네이트·디시인사이드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들도 욕설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이버 공간이다. 포털업체와 게임·영화제작업체들이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을 욕설의 오염으로부터 지켜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뭔가 자극이 주어져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언어를 담는 그릇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와 교사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언어생활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개발원 조사를 보면 학생들이 욕설을 처음 사용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22.1%, 고학년 58.2%이고 중학교 1학년으로 가면 7.9%로 뚝 떨어진다. ‘욕설을 할 때 충고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청소년도 42.6%나 된다. 청소년의 언어를 담고 가다듬는 가정과 학교라는 그릇에 금이 가버린 것이다. 빗나간 언어는 빗나간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빗나간 인생을 만들고 만다는 걸 가정과 학교가 함께 깨달아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종합


기사원문 http://bit.ly/roQbFu